공지할 만한 내용도 아닌데 이곳에 글을 올려봅니다.

며칠 전 주유소에 전화를 했습니다. 석유 한 드럼에 25만원이라는 말에 등줄기가 서늘하더군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185,000원이었으니까요. 국제유가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습니다만 달러 환율이 올라서랍니다. 이번 겨울도 온 집안을 체온으로 녹여야 할 것 같습니다. 도시가스가 들어오는 아파트를 선택하지 못한 이유도 돈 때문입니다. 그러고 보니 글쟁이로 살면서 엄살만 늘은 것 같군요.^^

어촌어항 협회에서 여름호에 이어 가을호에 실을 콩트를 보내 달라고 하더군요. 내심 좋았습니다. 안경사 협회는 지난번에 글을 보내면서 미리 계약했던 거고요. 원고료의 액수는 서로 다릅니다. 원고료를 많이 받으면 더 좋은 글을 써야겠다는 부담이 생깁니다. 아니, 더 좋은 작품을 만들게 됩니다. 참 희한한 일이지요. 저는 원고료 없이 글을 싣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제 철학이기도 하죠.

글쟁이란 글을 써서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인터넷 공간에 들어와서 달팽이마냥 있으니 원고청탁이 들어올 리가 만무하지요. 문인들과 어울리고 스승도 잘 모시고 지역의 감투라도 쓰면, 모든 게 쉬워집니다. 저는 500매 가까운 장편이 두 편이나 되고 단편도 꽤 되지만 아직 문예진흥기금도 받지 못했습니다. 언젠가는 받게 되겠지만요.

타협을 싫어하는 데다 지나치게 고지식하니 제 작품이 종이책으로 발간되려면 시간이 더 걸리겠지요. 물론 자비출판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고요. 조급증은 버린 지 오래입니다. 좋은 작품을 만들게 되면 너도나도 출판하자고 할 테니까요.^^

1000매 정도 되는 장편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야만 작가라는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을 수도 있을 테고요. 틈틈이 짧은 소설도 쓸 겁니다. 글쓰기를 시작할 무렵 콩트에 소질이 있다는 평을 들었지요.^^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는 콩트처럼 짧은 소설들이 읽기 편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가을여행을 해야 할 것 같네요. 이 좋은 계절을 방안에서 갇혀 지낸다는 것은 너무 억울하니까요. 여행을 위해 꼬불쳐둔 돈이 없으니 겨울밤 내내 난로를 안고 자는 꿈을 꿔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숙원이던 백담사를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바닷가나 좀 다녀 올까합니다. 글을 시작하기 전에 다녀와야겠지요.

여기 오시는 분들에게 가을여행을 권해봅니다. 그리고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