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소리인데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입니다. 뾰로롱뾰로롱...제 귀에는 그렇게 들리네요. 소리를 내는 새의 모습은 보지 못했습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소리이니 조만간 어떤 새인지 찾아봐야지요.

 집 옆이 졸참나무 숲인데 더러 까치만한 크기의 잿빛새가 날아 다니는 걸 봅니다. 나무에 앉아있던 녀석이 내가 베란다쪽으로 나가니까 외마디 소리를 지르면서 날아 가더군요. 그래봐야 다시 앉는 곳은 몇 걸음 떨어진 나뭇가지입니다. 나는 미소를 띤 표정으로 그 녀석을 한참동안 쳐다보았습니다.

  이번에는 콩트 청탁을 받은 후 고심을 많이 했습니다. 작품이 너무 진지해져버리는 통에 애를 먹었지요. 그걸 놓고 다시 쓰는데 다른 작품과 내용이 비슷해지는 바람에 또 그만두어야했습니다. 할 수 없이 전 남편을 좀 우려먹었습니다. 그 남자는 나보다 더 이상한 성격이라서 작품에 잘 쓰입니다. 물론 있는 그대로 쓰면 안 되지요. 따라서 상상력이 많이 가미된 작품입니다.

  소설가란 자신에 관해서도 관찰자 입장이 되어야 합니다. 제가 감성적이고 예민한 탓에 제 관찰을 하면서 가끔 웁니다. 너무 외로워 보이거든요. 딸에게 그런 말을 했더니 사치스런 생각이라고 합니다. 쌀이 떨어진 것도 아니고 가까운 사람이 죽은 것도 아닌데, 라고 하면서요. 딸 말마따나 감정의 사치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학생 무렵이었을까요? 윤동주의 자화상이라는 시를 읽고 난 첫 느낌은 외로움이었습니다.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니 그 시가 생각나는군요.

  글쟁이의 외로움은 필수입니다. 물론 외로움을 타지 않는 소설가도 있겠죠. 그래서 소설가마다 다른 스타일의 글이 나오는 거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외롭지 않은 삶이 된다면 소설이 밍밍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계속 혼자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긴 지독하게 외로운 사람은 사랑에도 실패를 하기가 쉬우니 당연하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제 사랑 방법을 물귀신 작전이라고 합니다. 물에 빠진 사람은 구해주려는 사람을 종종 사지로 몰아넣지요. 얘기가 옆길로 새어버렸네요.

  장편을 써야하는데 엄두가 나지 않네요. 예전에 쓰던 걸 들여다보니 형편없는 작품이어서 반은 버려야겠고...아무래도 동생네를 다녀와서 써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미국인데 여행비자로 몇 달 머물다 올 예정이거든요. 잠깐 동안의 여행으로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삼기는 무리가 있지요. 가능하다면 반 년 정도 머물렀으면 합니다. 여행비자라는 게 기간에 제한을 두는 거라서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1000매 정도 되는 작품 두 편 정도는 써야 소설가의 자격이 주어지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 이상은 쓸 여력은 없어 보이고요.^^

  제가 콩트 체질이라는 말을 잘하는데요. 콩트도 많이 쓰다 보니 소재가 고갈이 되는군요. 그렇다고 해서 개발새발로 쓰면 안 될 테고요. 그건 제 자존심과도 결부가 되지요. 계속 제게 청탁을 해오는 걸보면 제 작품을 좋게 봐 주신다는 뜻인데 그런 마음을 배신해서도 안 되겠지요.

  아무튼 이번에는 작품을 힘들게 쓰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너무 안일하게 살아가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고요. 공장에 가서 일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네요. 근처에 닭 공장이 있다더군요. 날개와 다리를 잘라내는 작업을 한다는데...공상에 그칠 것 같기도 하네요. 실은 일이 하기 싫어 돈을 아끼며 살고 있거든요. 팔다리를 움직여 하는 일은 참 힘이 들더군요. 그래서 글쟁이를 백수라고 하나봅니다.

  봄이 왔으니 마음을 다잡고 글에 몰두해야지요. 외로움을 부추기는 계절인 겨울에서 벗어났으니 사랑 타령도 그만해야겠고...

  이 자리를 빌어 회원가입을 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제게 쪽지를 보내주셔도 되는데 그런 분들은 거의 없더군요. 메일은 한 번 정도만 답을 합니다. 메일에 계속 답해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

  좋은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