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정도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섬나라인만큼 비행기도 많이 탔습니다. 경유하느라 중간에 내렸다 탄 것까지 합해서 여덟번쯤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항공학과를 다니는 아들이 항공기사고에 대한 영상물을 자주 봤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저야 사고나 죽음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리 민감한 성격이 아니어서 그냥 웃어 넘겼습니다만 아들은 불안한 마음이 든다하더군요. 저는 다만 개인적인 일이 하나 있어서 돌아오는 날까지 신경을 써야했습니다. 집에서 여독을 푸는데 머리가 많이 아팠습니다. 일을 마무리 진 후였는데도 말입니다. 콩트 원고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갔던 까닭에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돌아온 후 짧은 시간에 콩트를 완성하느라 힘들었습니다. 초고를 두고 갔지만 부분부분 뒤집느라 다시 쓰는 지경이라 할 수 있었지요. 가끔은 생각합니다. 나는 콩트만 쓰다가 말 것인가, 라고요. 이런 말조차 쉽게 뱉어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만.
여행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두마게테와 보홀, 세부, 보라카이, 마닐라에 대해 써야합니다. 짧은 일정이라서 깊이가 없는 글이 될까봐 걱정입니다. 아무리 사소한 글이라도 잘 쓰고 싶은 게 글쟁이의 심정이니까요.
사진이 워낙 많아서 글 보다 사진을 늘어놓고 보는 게 더 실감이 날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했던 여행이라서 더욱 즐거웠겠지요.
여행기를 쓰고 나면 소설을 써야지요. 장편도 하나 썼으면 좋겠습니다. 협회지에 발표한 콩트를 먼저 출판하고 싶은데 이름 없는 작가를 쳐다 볼 출판사가 있을까싶네요.
건강에 유의해야할 환절기 입니다. 제 홈에 오시는 분들, 모두 건강하시고 즐거운 나날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KIMS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