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문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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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쁜 남자 (영화)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대체적으로 상식을 뛰어넘는다. 나는 파란 대문, 섬 그리고 나쁜 남자는 최근에 봤다. 실체상황이나 수취인 불명까지 봐야 그를 제대로 이해할지도 모르겠다.
한기라는 남자가 있다. 목에 칼로 그은 자국이 있고 그것 때문에 말을 거의 잃어버린 깡패다. 그가 복잡한 거리에서 한 여자를 발견한다. 그는 그 여자(선화)에게 매료되어 버린다. 선화를 따라가서 남자 친구와 여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녀를 붙들고 한기는 키스를 한다. 결국 한기는 치한으로 몰려 행인들 중 특수부대의 군인들에게 얻어맞는다. 피 흘린 한기의 얼굴에 선화는 침을 뱉는다.
선화는 갖고 싶은 게 많지만 돈이 없다. 결국 한기가 쳐 놓은 덫에 걸려들게 되고 창녀가 된다. 거기에서 관객들은 한기가 아주 나쁜 남자라고 생각한다. 곧이어 한기가 선화를 사랑한다는 것도 관객은 알게된다. 그의 사랑법은 자기 파괴적이나 마찬가지다. 선화를 망가뜨리므로 스스로도 망가져 가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남자와 섹스를 하는 선화를 유리를 통해 훔쳐본다. 그 특수유리는 선화의 방에서는 거울이다. 그러나 그게 훔쳐보기가 아니라는 걸 관객은 안다. 사랑하는 여자를 바라만 봐야하는 한기의 눈빛이 너무 애절하기 때문이다. 사랑이 깊기 때문에 선화와는 섹스조차 할 수 없는 한기. 물론 상식적인 눈으로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장면에서 나는 줄곧 울어야했다. 그런 왜곡된 사랑을 할 수밖에 없는 한기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렇게 이해되는 것은 한기의 다른 면을 보았기 때문이다. 냉혈한 같은 그는 그와 늘 함께 하는 그곳의 식구들에게 살신성인하는 태도까지 취한다. 그건 깡패들만이 갖는 의리와는 다르다. 그의 내면 깊은 곳에 잠재되어있는 인간애랄까?
인간의 극단적인 양면성을 김기덕 감독이 잘 그려냈다는 생각이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지나온 삶을 엿보는 것도 좋으리라는 생각이다. 내가 그 영화에 대해 이런 평을 한다고 혹자는 내게 돌팔매질을 할 지도 모르겠다.
색채의 미학 또한 김기덕의 장점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상당수의 관객들은 화해의 미소를 지을 것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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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200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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