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문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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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분 (영화)
정신이 산란할 때는 책을 보는 것보다는 영화를 보는 게 훨씬 낫다. 개인적인 일이긴하지만 며칠간 마음이 편치않아서 영화를 몇편 봤다. 오늘은 가장 싫어하는 액션영화를 보게 되었다. 켕기지 않았는데도 뽑아든 영화 '15분'을 소개한다. (네티즌들의 평가는 별 4개 정도이니 수준작이라는 평가이다.)
아마 이 영화를 선택했던 이유는 로버트 드니로 때문이었을 것이다. 로버트 드니로는 그만큼 내가 신뢰하는 배우이다. (항상 봐도 그의 얼굴 어느 지점엔가 볼썽사나운 점이 있다.)
그전 나는 비디오 가게에서 그 영화 테이프를 몇 번이나 뺐다가 도로 꽂곤 했었다. 우선 메인화면에 쓰였을 사진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저 총구를 어딘가에 겨누고 심각한 표정을 짓는 로버트 드니로와 조연 남자배우의 사진은 흔한 장면이기 때문이다.
출소한 체코와 러시아인 두 남자가 미국으로 흘러 들어오면서 영화는 시작이 된다. 그들이 찾는 사람은 범죄에 가담했지만 빠진 대가로 분담금을 지급하기로 한 옛 동료이다. 그러나 그들이 찾는 돈은 이미 사라진 상태이다. 그들은 결국 그 동료와 여자를 처참하게 죽이는데...
범죄자 중 한사람은 영화감독을 꿈꾸는 사람이다. 그는 그 장면을 일단 촬영한다.
8밀리라는 영화에서처럼 이 영화도 미국의 부정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기회의 땅이기는 하지만 돈만 되면 살인도 서슴지 않는 폭력적인 나라가 미국이라고 말하고 있다. 살인은 계속 이어지고 영화 속에서 영화 필름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
주인공인 로버트 드니로는 강력계 형사이다. 그가 늘 술에 취해있는 것은 베테랑 형사이며 숨 가쁘게 살인 현장을 오가야하기 때문인 듯 하다. 그는 현장 취재를 다니는 기자를 사랑하지만 결국 청혼도 하지 못하고 범죄자들의 희생양이 된다. 그 잔혹한 현장을 특종감으로 보도하기 위해 강력계 형사와 매우 친분이 깊은 방송국 관계자가 범인들에게 현장촬영 필름을 사는 장면은 압권이라 할 수 있다. 그 장면은 이미 폭력에 물들어 있는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는 더 좋은 조건의 기사거리가 된다. 영화는 돈과 폭력에 물들어 있는 미국이라는 걸 동유럽 범죄자들의 입을 빌어서도 얘기한다. (하지만 살해 장면을 텔레비전을 통해서 보는 많은 국민들은 경악을 한다.)
폭력 속에서 진행되는 사랑과 이제 막 싹트는 사랑은 관객의 숨통을 돌려놓기 위함처럼 보인다. 그만큼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박하다.
이십여 년 전 48시간이라는 영화를 본적이 있는데 제목이나 내용이 그런 스타일이 아닌가 싶다. 15분이라는 제목이 왜 붙었을까하는 어떤 네티즌처럼 나도 좀 더 긴 시간을 제목으로 붙여야하지 않을까하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해봤다.
아마 남자 분들이라면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보기에는 다소 끔찍한 영화였다. 물론 메시지는 강렬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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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200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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