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지 않는 길
가지 않는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면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내가 오래도록 사랑했던 시이다.
어릴 적 나는 그림을 그렸는데 하루는 어머니가 물감 값이 많이 든다는 푸념을 하셨다. 즐겨 쓰는 초록색과 하늘색이 먼저 닳곤 했는데 당시에는 낱개로 살 수가 없었다. 며칠 못 쓰고 새로 한 곽을 사곤 했다. 미술반이었던 나는 어머니의 한숨에 그날로 그림 그리기를 그만두었다(어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겨 더 이상 그림을 그릴 수가 없었으므로).내 인생에서 가장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하지만 차라리 잘되었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소설을 쓰고 있으니 말이다.
간혹 내 기억이 그 시간에 머물면 이 시를 읊조려 보곤 한다. 하지만 과거의 시간을 돌아보면 두 갈래의 길이 아니라 여러 갈래의 길이 있었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따라서 그때그때 선택을 해야만 했고 선택의 오류도 잦았던 것 같다.
지금도 나는 두 마리의 토끼를 좇고 있다. 다만 그게 갈림길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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