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 도둑 호첸플로츠 (책을 읽고...)
내 아이들 어릴 적에 나는 동화를 꽤 읽었다. 신문에서 아이들에게 권할만한 책이라는 기사를 접하게 되면 책을 구입해 먼저 읽기도 했다.
아이들에게는 낱권의 책을 사주는 것보다는 전집으로 구입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그 당시에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책을 사는 것보다 아이들에게 얼마만큼 읽힐 수 있느냐가 중요하겠지만...
당시에는 금성 출판사가 괜찮았다. 내 이십대 무렵에는 삼성 출판사가 단연 우위였지만 어느새 바뀌어 있었다. 금성 출판사에서 발간된 신세계 동화 문학은 내 보기엔 주옥같은 동화만 수록되어 있었다. 우리 아이들과 나의 호기심을 충족 시켜주던 그 동화책들은 아직도 내 서재에 꽂혀있다.
큰 도둑 호첸플로츠는 독일의 작가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가 쓴 작품인데 시리즈물이다. 큰도둑 호첸플로츠, 다시 나타난 호첸플로츠, 새 사람이 된 호첸 플로츠, 세권으로 되어있다. 원래는 큰 도둑 호첸플로츠라는 작품만 만들었는데 독자들의 성원 때문에 연거푸 작품을 만들었다 한다.
이야기는 카스파르라는 소년의 할머니가 커피를 가는 장면부터 시작이 된다. 커피를 가는 동안 기계에서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흘러나오는데 할머니는 그 노래가 듣고 싶어 하루에 두 번씩 커피를 갈기도 한다. 그날도 두 번째 커피를 갈고 있는데 신문에서 떠들어 대던 큰 도둑 호첸플로츠가 나타나 커피 가는 기계를 빼앗아 간다. 작가는 할머니와 도둑의 행동을 과장되게 그리고 있다. 그런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이 이 동화를 매력적으로 만든다.
주인공은 카스파르와 제펠이라는 소년인데 두 아이들은 똑똑하고 호첸플로츠는 매우 어수룩하다. 빼앗긴 커피 가는 기계를 되찾기 위해 두 소년은 머리를 쓰지만 경찰관으로 변장한 호첸플로츠에게 잡히고 만다. 거기에서부터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하다.
안데르센 동화와 같은 고전만 접했던 나는 그 책의 신선함에 매료되어 한질이나 되는 동화를 거의 읽었고 그 당시에는 동화도 좀 써볼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나는 소설만 쓰기에도 능력이 벅차다는 걸 금방 눈치 챘기 때문에 시도하진 않았다.
이 게시판에 동화를 소개하는 이유는 어릴 때부터 입시에 매달리는 아이들이 안쓰러워서이다. 좋은 어머니라면 아이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자주해 주고 좋은 책을 골라주는 지혜가 있어야한다고 본다.
아이들과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을 그 동화전집이 금성 출판사에서 아직도 발간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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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200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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