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으로... (영화)
요즘 장안의 화제는 어쩌면 '집으로'라는 영화인지도 모르겠다. 제목부터 전혀 감이 안 잡히고 화보에서도 손자와 할머니가 사진기 앞에서 웃고 있는 모습뿐이다. 뒤 배경은 시골 풍경이다. 나는 화보를 봤을 때 무슨 저런 영화가 다 있어? 누가 저걸 보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영화관에 가니 관객들은 거의 이십대 전후이다. 사십대 정도 나이가 되어보이는 사람은 쌀의 뉘 정도로 드물다.
영화는 충청도 어느 산중 마을이 무대이다. 쓰러져 가는 집. 마당조차 편편하지 않다. 이쯤 보면 똥구멍 찢어지게 가난한 누군가의 얘기라는 생각이 든다. 가난한 할머니를 찾아온 여자는 그 할머니의 딸이다. 달고 온 일곱 여덟 살배기 사내 녀석은 외손자이다. 도시에 흘러 들어간 딸년이 열 아홉엔가 누군가와 눈이 맞아 얻은 아들인데 아비가 없다. 따라서 그 손자는 망나니다.
벙어리 할머니와 손자가 그날부터 함께 지내게 된다. 손자의 입에서 나오는 병신이라는 말에 할머니는 살을 에이는 아픔도 느꼈으리라. 하지만 할머니는 손자에게 극진하다. 그런 과정에서 손자는 인간애를 갖게된다.
이 영화가 인기 있는 까닭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친구, 신라의 달밤, 두 사부일체, 화산고...재작년인가부터 국내 영화가 히트를 쳤는데 거의 폭력물이었다. 따라서 자성의 소리도 높았고 모방범죄라는 것까지 생겨났다. 그런 것에 대한 반발심리에 그쪽으로 관객이 쏠린 게 아닐까?
지금 이십대들은 농촌 생활을 잘 모른다. 지금의 농촌은 거의 입식구조이다. 이 영화는 60년대에서 70년대의 농촌을 그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보기엔 조금은 과장되어 보였지만 할머니가 고집스레 그런 생활을 할 수는 있다). 따라서 향수를 자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관객에게 감동을 주는 내용과 화면 가득한 시골 풍경의 아름다움이 있다. 거기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엑스트라들은 분장한 배우가 아니다. 시골 사람을 기용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이것에 관해서는 나도 확실히는 모르겠다.)시골 마을에서 일어난 에피소드를 곁들여서 감칠맛이 있다는 생각이다.
이 영화에서는 문제점도 발견된다. 한 여름인데 방문에 모기장이 없다. 그리고 할머니는 70대 중반이 넘었는데 아들을 달고 온 딸은 27-8 정도이다. 열 아홉에 아이를 낳았다고 했으니까...딸과 엄마가 맞아? 라는 의문이 생긴다. 또한 할머니는 여름 내내 똑같은 몸빼를 입고 있는데, 글쎄...낙엽이 질 때까지도 그 옷을 입고 있었다. 여름옷을 늦가을까지 입기에는 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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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숙 200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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